브리즈 아트페어는 10주년을 맞아 뉴스레터를 통해 다양한 작가들의 소식과 작품을 콘텐츠로 만들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정원 작가, 울산에 가다
정원 작가는 2020년 브리즈 프라이즈(NEW)를 수상한 젊은 작가입니다. 줄곧 서울에서 생활하던 작가는 올해부터 울산 북구예술창작소 레지던시에 머물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달 정원 작가가 울산에서 보내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정원 작가의 울산 체류기:
6월 이야기 <바다와 정원>
이곳에 온 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삶의 모든 부분이 레지던시에 있는 나의 작업실에 맞춰져 있다.가끔 서울집에 가면 이질감이 느껴진다. 샤워기의 호스가 너무 높게 있거나 수건 위치를 헷갈려 하기도 하고 가만히 주방에 서서 이거 어디 있더라 잠깐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삶의 공간은 그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내가 위치하는 작은 공간부터 시작해서 그 공간이 있는 동네, 지역의 모습,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연결고리를 만들고 이 연결은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울산에서 나는 고립되어 있다. 전화만 하면 쉽게 만날 수 있던 친구들도 없고 하루의 마무리를 나누는 가족도 없다. 레지던시도 마을의 끄트머리에 있어 고요하고 배의 경적소리 이외에는 뒷산에서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밖에 나가는 이유는 바다에 가기 위해서가 거의 전부이다. 이 자발적 고립은 스스로를 살펴보게 했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했고 작지만 독립된 나의 공간에서는 손을 뻗으면 언제든지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따금 찾아오는 원인 모르는 불안함도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받아들이게 되었다.
울산에 오게 만든 바다도 왜 좋아하는지, 바다에 관련된 모습이 작업에 계속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조금씩 찾으며 연결 짓고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곳의 삶에 많이 스며들었고 애정이 생겼다. 첫 2월은 작업실을 만들고 울산을 알아가느라 모든 시간을 다 보냈다. 3월은 천천히 나를 보기 시작했고 4월과 바다에 매주 찾아갔다. 5월은 나와 울산의 바닷가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우리 사이의 연결지점을 찾았다.
6월은 지금까지 울산에서의 시간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다. 빠르게 지나가 버린 시간을 바라보니 앞으로 남은 시간을 가늠할 수 있었고 끝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쩌면 끝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울산에 더 마음이 가고 더 알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6월 중순에 좋아하는 큐레이터 님을 만나 작업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었다. 작업실 구석구석 숨어있는 아주 작은 드로잉까지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고 작업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스스로 정리가 되는 경험을 했다. 울산에서 활동하시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과 전시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제 이곳에서 보낸 시간만큼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 섞여 있는 작업실 도구들을 정리하고 의자에 앉아 나의 공간을 둘러본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올해 나는 나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질문해 본다. 울산이 가져다 준 풍족한 외로움은 작업에 어떻게 담을까? 남겨진 시간을 차곡차곡 기록해둬야겠다.
sous la mer xoxo_c (9-10), 85x85cm, deep etching, 2022
10주년브리즈 아트페어
30% 할인 얼리버드 D-1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3 브리즈 아트페어 30% 할인 얼리버드 마감이 하루 남았습니다. 2023년 브리즈 아트페어는 10주년을 맞이하여 본행사인 <브리즈 아트페어>와 특별전 <특별전 : 브리즈 인사이트>를 개최합니다. 참여 작가 중 2명(NEW 1명, NOW 1명)을 선발하는 2023 브리즈 프라이즈와 지역 문화재단과 함께 지역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브리즈 로컬 트랙도 부천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바랍니다.